세번째 차를 사다

세번째 차를 사다
출처: 테슬라 홈페이지

18년식 수동 벨로스터N을 9월 초에 팔고 11월 초에 22년식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를 사왔다.

벨로스터N은 완전히 주말용 펀카였는데 서킷에서 돈을 너무 많이 썼기도 했고, 저렴한 가격에 사왔지만 그래도 한 2천만원은 하는 물건인데 출근할 때 쓰지도 못하면서 회사 일도 바쁘고 여러 주 세워두기만 하는 걸 보면서 급 현타로 인해 판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처음 한 두 주 까지는 괜찮았는데 한달이 넘어가니 그래도 꼴에 자동차라고 차가 없으니까 행동반경이 제약되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물론 이때까지는 회사 정기주차권 순번에서도 좀 밀려있었고 해서 어떤 차를 사와도 주말용일께 뻔했으나.. 왠걸 정기주차권 순번이 거의 온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출퇴근 가능한 차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편도 거리가 거의 40km에 가깝기 때문에 운전 보조 기능으로 운전 피로도가 적고, 주행에 소모되는 비용이 적은 차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성격상 또 딴 생각이 안들려면 그냥 한번에 좋은 걸 사와야 한다고 결심했다.

당연히 순수 기름차는 연비가 아무리 좋아도 비용이 택도 없고 민트급으로 초기 감가가 끝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알아 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맨 처음에는 또 정신 못차리고 도요타 86 오토나 아반떼N PE 를 기웃거렸으나.. 주변의 강력한 팩트폭격으로 단념했다.

최종적으론 BMW 330e와 테슬라 모델 3 크게 두가지를 고민했던것 같다. 두 차종 둘다 주변에 타고 있는 사람이 있고, 타 봤을때도 만족스러웠던 차들이었다.

운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당연히 BMW가 더 재밌을 것은 분명했으나.. (토크벡터링이 기가막혀서 드리프트가 잘 된다고 한다) 이미 벨로스터N으로 펀드라이빙으로 수많은 비용을 지출 하기도 했고 시간도 많이 썼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펀드라이빙은 내려 놓기로 결정했다.

결국 집 주차장에 완속충전기가 구비되어 있고 고속도로 주행이 많은 이상 하이패스 할인과 압도적인 충전 비용 가성비 및 저렴한 세금 등을 고려한 총비용 계산에 따라 모델 3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모델 3의 운전감이 아주 헐거운 느낌은 아니라는 걸 알아서 어느정도 타협도 되었다.

모델 3는 크게 3가지의 트림이 존재한다. 스탠다드레인지 플러스, 롱레인지, 그리고 퍼포먼스.

어떤 트림을 살까 물어보면 대부분은 롱롱익선이라고 대부분은 롱레인지를 추천한다. 하지만 나는 스탠다드 레인지를 샀다.

스탠다드 레인지를 구매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동일한 금액이면 롱레인지보다 보증 기간이 더 남아있는 더 최신 연식을 살 수 있다. (롱레인지 리리프레쉬 살 돈으로 라이젠을 샀다. + 주변에서 라이젠을 우선으로 고려하라는 조언도 받았다.)
  • 출퇴근이 메인 유즈케이스인 상황에서 집밥이 있으니 충전이 상시로 되어 주행가능 거리가 당장 불편한 점이 되지 않는다.
  • LFP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상시 100% 충전이 가능하다.
  • 전비가 좋다. 겨울 초입인 지금도 120wh/km는 가볍게 나와준다.

서먼을 제외하고서는 실사용성이 제한되기 때문에 FSD / EAP 는 구매에 고려하지 않았다.

구매 과정은 간단했다.

정비 소요가 거의 없는 전기차 특성상 딜러 거래는 고려하지 않았고 직거래를 위해 테슬라 카페와 당근마켓 중고차를 위주로 1달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모니터링했다.

마침내 당근마켓에서 원하는 가격대를 맞추는 22년식 스탠다드를 찾았고, 간단한 체크 후 명의이전을 완료하고 차를 가져왔다.

그 후 타이밍 좋게 정기주차 순번이 찾아왔고, 이제는 차로 출퇴근을 하는 중이다.

좋은 전비와 톨비 할인이 겹쳐지니 순수 왕복 비용은 광역버스 이용과 거의 동일한 5000원 꼴인데 오토파일럿 사용으로 정체구간 스트레스도 상당히 줄어든 상태에서 쾌적하게 오고 가니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

물론 가끔 그래도 벨로스터N의 경쾌한 움직임과 수동 운전이 생각 나는건 어쩔 수 없는 불치병인 것 같다.

언젠간 다시 펀카를 살 수 있겠지. 열심히 일하자. 그리고 이제 딴생각 하지 말고 오래 타자.

제발 오래 타자